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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view

정신과약 복용 6개월차 후기 (20년 10월 ~ 21년 3월)

by 몬탁에서만나 2021. 3. 31.

 


회사 스트레스로 정신과에 다닌지도
벌써 6개월이나 되었다

이젠 자기전에 약을 챙겨먹는것도 익숙해졌다
본가에 갈때마다 약을 챙기는것도 습관이 되었다





의외로 정신과약이라는게
생각보다 쉽게 끊을수 있어서
외부적으로 큰 스트레스 요인만 아니면
금방금방 무리 없이 감약에 적응할 수 있었다.

(물론 약 줄일때마다 일주일 정도는 여러가지
신체적 변화와 마음의 혼란이 있었지만
나는 충분히 견딜만 했다)

블로그에 이런저런 증상 쓰면서 징징대긴 했는데
지나고보니 짧게는 2~3일, 길게는 7일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을, 금방 사라질 증상들이었다
후유증도 중독성도 딱히 없다





지금은 회사생활에 적응도 하고 있고
여러가지 많은 스트레스 요인 때문에
감약을 잠깐 멈추고 현재 복용량을 유지하는 중.

지금 먹는 정도를 유지한건
대략 한달 반 정도 된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먹는 약 종류와 복용량도 다 외우고
있었는데, 이제는 워낙 일상이 되다보니 잊어버렸다 ㅠ




이유는 모르지만 요새는
예전보다 우울감이 좀 짙어졌다.
특히 자기 전이 가장 심하다.
히히덕거리다가도 시계를 봤을때 자야할 시간이면
정색하게 된다.

다음날 회사에 가야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와 더불어서 복직 이후에 받는 스트레스 때문도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약을 오래 먹어서 일수도?
이건 확실하지 않다

강제로 부서 이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을수밖에 없다

나는 몇 달간 정신과 문제로 휴직도 했으니
놀다 온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있어서 그런지
자꾸 농땡이피운다는 (?) 인식도 있는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나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줘야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 때문에
요새는 좀 힘에 부치는 기분이다





다행인건 신경정신과 약효가 대단하다는 것~
자기 직전에 먹는데
먹으면 나른해지면서 긴장풀리며 잠이 온다.
요새는 종합비타민 + 비타민C + 유산균도
같이 챙겨먹고 있는데
확실히 아침에 더 활력이 생긴 느낌이다.

대신 늦은 저녁때쯤 되면
약발이 떨어지는건지 점점 우울의 나락에 빠진다

약먹기 전에는 밤이 될수록 더 기분 좋아졌는데...
(올빼미형)
이게 부작용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힘든 날은 약을 조금만 더 늘리고 싶다가도
자고 일어나면 또 말짱해지고
낮에 햇빛받으면 또 괜찮아진다
이대로 평생 이정도 용량을 복용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아직까지 특별히 간에 무리가 간다거나
더 피곤해졌다는 느낌은 없다

대신 머리가 둔해졌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다
빠른 일처리, 빠른 두뇌회전이 내 특기였는데
그게 싹 사라졌다
예전에는 "벌써다했어??" 소리 듣는게 일상이었는데
요새는 다들 나보고 느리다고 한다..
자꾸 일상 단어를 까먹어서
말도 버벅댄다 ㅜ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하는
아주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나는 계속 약을 먹고싶다

약을 안먹었더라면 나는 예전처럼
불안하고 초조해서 손톱뜯고 머리카락뜯으며
내 머리카락 절반이 뜯길때까지도 울면서
머리카락을 뜯고 있을듯.....

그리고 아무 이유가 없는데도
회사에서 숨쉬기 힘들고 어지러운 증상들이
계속 됐겠지

지금도 약 복용 전에 뜯은 머리카락 때문에
머리 한쪽은 팔꿈치 길이이고
또 다른쪽은 어깨에도 안닿는다
겉머리로 눈에 띄지 않게 덮어두었지만
미용실 갈때마다 사람들이 놀랜다..ㅎ...ㅎ

불안증세 줄어든것만으로도 나는 만족스럽다





간혹 미칠것같고 죽을것같고 도망치고싶을땐
트위터에다가 살려달라고 쓴다
내 감정 쓰레기통..
아무말이나 짧게 쓰고 버릴수 있어서 애용한다
트위터를 시작하고 남한테 징징거리는게 줄었다





오늘은 다른 회사로의 면접을 봤는데
여러모로 아주 가고싶지 않은 회사여서
반차쓴게 아쉬웠다
그래도 산책도 많이 하고 1만보 넘게 걸어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내일은 또 다른 회사의 면접이 있다
아직 옮기고 싶다는 확신이 없어
좀 망설여지는게 사실이다

내 스트레스의 절반은
나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생기는게 아닐까





이 모든걸 버틸 수 있는건
신경정신과 약이 있기 때문

힘들땐 약이 최고다
온몸에 열이 펄펄 날때 해열제 먹는거랑 똑같다
증상 가라앉으면서 일상이 편해진다
좀 더 객관적 사고도 갖게 된다




신경정신과 방문을 꺼리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한번 병원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막상 가면 사람 진짜 많다 ㅋㅋ 바글바글
게다가 다 멀쩡해보인다
다들 조용하고 예의바르다

신경정신과 약물 부작용보다
장점이 훨씬 크고
약을 줄이거나 끊는것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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