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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view

어느새 6월! 쌩퇴사 7개월차

by 몬탁에서만나 2022. 6. 11.


글 쓸때마다 자꾸 시간이 빨리 간다는 표현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도 시간이 빨리 감.. 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씻고
뭐 좀 주워먹고 빨래 돌려놓고 청소기 돌리기
잠깐 음악 좀 듣다보면 또 밥먹을 시간
밥 준비하다보면 세탁기 끝나서 건조기 돌려야하고
밥먹고나면 또 빨래개기
화장실청소 / 카페트청소 / 침구청소
하다보면 어느새 밤 열두시가 훌쩍 넘어있고…
가끔 근교 드라이브나 여행, 친구약속 다녀오면
나도 모르게 며칠이 지나가있다
체감상으로는 아침에 눈뜬지 6시간? 정도밖에
안된것 같은데 왜 벌써 해가 저물어 있는지
정말 모를일이다

이렇게 며칠이 지났나.. 싶어서 달력보면
한달이 지나가있고 ㅋㅋㅋ 갑자기 다음달이고
뭐 그런 상황의 반복

가사노동을 괜히 노동이라고 하는게 아니듯이
의외로 시간 많이 잡아먹음
(그리고 재밌음.. 청소좋아)

난 헤비한 하드워커여서
백수가 되면 삶이 지루할줄 알았는데
정말로 진짜로 하나도 안지루하다
오히려 루틴하지 않은 작은 이벤트들이 계속 생기고
그걸 내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어서
인생이 더 재밌고 다채로워짐




정신과약 단약은 성공했음


성공이라는 말이 좀 웃기긴 한데..
내 티스토리의 유입 키워드를 봤을때
다들 제일 궁금해할것 같아서 먼저 써본다

정신과약은 완전히 단약했음 (단약 7개월차)
- 그 뒤로 부작용 없었음
- 다시 약 먹고싶은적도 한번도 없었음
ㄴ 스트레스 이유가 회사였고, 퇴사와 동시에 단약한거라 스트레스 유인이 줄어서 그런것일수도 있음. 현재까지 미취업 상태니까 단약이후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적 없다는 것 유의하시길

- 혹시몰라서 아직 스페어약은 집에 놔둔 상태. 그리고 화장품파우치에 자나팜 한 알 넣어놨는데, 포장지가 다 헤질때까지 꺼내볼 생각도 안들어서 그냥 버렸음.. ㅋㅋ 올해 안에는 먹을 일 없을듯

아 생각해보니 한번 약 먹을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당했을때 속상해서 잠깐
고민해봤는데 결론적으로 먹지는 않음
왜냐면 회사스트레스로 약 먹기 시작했을때의 내 스트레스가 0~100중에 98 정도였으면,
이번에 느꼈던 스트레스는 50? 정도였음.
평상시에 일상생활하면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10~20 정도 느낌이니깐 대충 느낌만 봐주시길
스트레스가 좀 있긴 있었지만 막 죽기직전 이런 느낌도 아니고
굳이 안먹어도 되겠다 그냥 잠이나 자자~ 해버렸다

결론적으로 안먹길 잘한것같음
왜냐면 ㅋㅋ 몇달전 일인데 벌써 왜 먹고싶었는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사소한 일이기 때문ㅋㅋ
잘했다 내자신




단약한 이후에도 살만한가? 부작용?


솔직히 끊고나서도 3~4개월간은 마음이 힘들긴 했음
약이 문제가 아니고
아무래도 회사에 적응 못해서 약까지 먹게 된거여서
남들은 다 잘만 다니는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드나? 하는
자괴감이나 스스로가 멍청이같다는 그런 느낌
자존감이 바닥치는 느낌이 계속 있긴 했음

 

신체적으로도 한동안은 무기력감이 지속됐음
의사들은 뭐 다들 부작용 없다고 하겠지만 직접 먹어본 내 입장에서는
단약한 이후에도 그 약효가 3~4개월정도는 내 안에 남아있는것 같은 기분이었음

 

그걸 나 스스로도 몰랐는데
단약한지 3~4개월이 지나자 내 신체상태나 두뇌회전속도 같은게 예전으로 돌아왔구나 하고
깜짝 놀라면서 체감할때가 종종 있었음

 

예를 들면..
평소의 나는 작업처리속도가 빠른게 장점인 편인데
남들이 a를 얘기하면서 bc 얘기를 살짝 꺼낼때
나는 abcdefg까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려보고
결론적으로 g를 하자! 이렇게 제시하는 입장
이런 상황이 자주 있어서
나는 남들보다 생각하는 속도가 빠르다는걸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서야 그런 생각의 속도가 좀 돌아온 기분이다
그전까지는 남들이 bc 얘기를 살짝 꺼내면
그제서야 아하..b도 있구나..c도 있구나.. 하면서
멍때렸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좋게 말하면 빠릿빠릿해진거고
나쁘게 말하면 예민해진거고 ㅋㅋ
그 중간 어딘가를 잘 유지하는게 관건이라는 생각이 듬
뭐든지 균형을 유지하는게 최고다

 

멍한 기분은 확실히 없어졌고
아무 생각 없는 상태가 줄어들었음
작은것에도 신나고 즐겁고 행복해질수 있고
또 작은걸로도 빡치거나 슬프거나 화나기도 함 ㅋㅋ
역시 양면성이 있다 뭐든


근데 인생 살기에는 지금처럼
작은거라도 느껴가면서 사는게 훨씬 다채롭고
재밌고 다이나믹해서 즐겁다고 생각함
앞으로 스트레스가 80을 넘어가지 않는 이상
내가 약을 다시 먹는 일을 없을 것 같다

 

사실 근데 약을 먹어도 되긴 하다..
뭐 나쁜건가
힘들면 뭐 좀 먹을수도 있지


뭐 어떰 이런생각

먹으면 먹는거지 뭐
어차피 인생은 흘러감

 

 

 

퇴사한지 7개월차 현재상황


이제서야 좀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도 차분해지고 원래의 나로 돌아온 기분이다
매일매일의 감정기복은 당연히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차분하고 편안한 기분이 메인
쉴만큼 쉬었고 이제 뭔가를 다시 해보고싶은

배우고 도전하고 실천해보고 싶은 욕구가 한참 불타오르는 시기이다

한동안은 퇴사했다는게 너무 쪽팔려서
아무한테도 얘기 못했었는데 ㅋㅋㅋ
그것도 내 생각의 틀에 갇혀있어서 그랬던것 같다
지금은 친구도 가족들도 다 알고 나도 말하고 다닌다
뭐어때 이런 마인드
실제로도 뭐 퇴사한다고 아주 큰 일이 생긴것도 아님


퇴사하고 쉬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하고 깨닫고 느끼면서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회사가 전부가 아니구나,
세상엔 회사원/전문직만 있지 않구나,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살고있구나, 하는걸
텍스트로만 아니라 완전히 체감하게 느끼게 되었음

 

나는 어딜가든 TOP 집단에 속한 꼴찌같은 느낌이라
내가 멍청하다고 느껴지는게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그 1%의 집단에서 빠져나와서
세상을 잘 살고있는 99%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걸 깨닫게 되었음

더불어서 타인에 대한 시선이 관대해졌다는걸 느낌
사실 선민의식이 없지 않았는데 지금은 많이 내려놨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는게 느껴지니까
이게 일할때랑은 또 다른 성취감으로 다가와서
자존감이 올라가는 느낌
나를 지지하는 단단한 발판이 생긴 느낌

 

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의 능력치는 좋았고..
(업무적이나 스펙이나 개인능력 등)
내가 나를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걸 알게 됨
어차피 모두가 다 같은 인간이고
다들 고만고만함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내 생각의 로직?이 생각했던것보다 옳지 않았다는걸
나도 모르게 점점 깨닫게 되었음
내가 확신을 가졌던 추측이나 생각, 사고방식이
잘못된거였구나.. 하는것
많은게 나의 억측이자 오해였구나
내가 비현실적으로 생각한 부분도 있었구나
나의 열등감이 그런식으로 발현되었었구나
피해망상적으로 생각하기도 했구나 하는걸
깨달으면서 반성하고 고쳐나가려고 하는 중이다
이게 인지치료라고 하던데? 쉬면서
나도 모르게 좀 셀프 인지치료를 한 것 같은 느낌
퇴사하고 얻은 제일 큰 수확이라면
이 사고방식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다 실수 하는거고
당연하지만 내 생각이 언제나 100% 옳은 순 없는거고
이미 엎질러진 물이 있으면
그거 그냥 치우면 되는것임
물이 엎질러졌다고 인생 끝난것처럼 괴로워하며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음
사실 뭐 다 별거 아니다
너무 크게 생각하고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
살다보면 그럴수있지~
모든걸 정답대로 행동할순 없으니
나도 잘못할때가 있고 상대방도 잘못할때가 있고
뭐 하나가 잘못됐다고 해서
모든게 잘못되는건 아니니까
그려러니 하는 태도? 갖는게 좋은 것 같다

 

퇴사성공 단약성공
그래서 내 인생이 지금 100% 행복하냐? 물으면
당연히 아님
모든게 만족스럽고 행복한 상황이란 있을 수 없음
살다보면 또 작년처럼 힘든 순간도 있겠지
당연히 후회도 하고 실수도 하고 망신당할수도 있겠지
언제나 작은 돌기같이 신경쓰이는 부분은 존재한다
근데 거기에만 매달려서 그걸 너무 크게 생각하면
사람이 괴로워질수밖에 없음
그냥 그러려니/그럴수있지 하는 태도로
해결해나가면 그만이다
막상 해보면 뭐 그닥 어렵지도 않음
뭐 큰일이 생긴것도 아님
생각보다 길은 열려있고 해결책도 있음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는데
다음에는 퇴사준비생들이 가져야할 태도
퇴사하기 전 꿀팁
퇴사자를 위한 조언 같은걸 좀 써보고싶다
조언이라고 하기엔 좀 오글거리지만 ㅋㅋ 그냥 옆집백수가 말하는거라 생각하고 읽으면 좋겠음

괴로운 순간을 보내고 있을 많은 분들
그 마음 아니까..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다
다들 그곳에서 한시라도 빨리 빠져나오시길
평온함의 궤도로 돌아오자구요




 

 

2022.01.03 - [Personal review] - 정신과약 단약 후기 - 1개월차

 

정신과약 단약 후기 - 1개월차

오랜만에 글쓰는 기분이다 내 블로그 꾸준히 봐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작년 한 해동안 정말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다 휴직에 복직에 강제부서이동 2회, 그리고 퇴사 심지어 n년 만난 애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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