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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view

마른 하늘의 날벼락 (렉사프로 부작용)

by 몬탁에서만나 2021. 5. 13.



평온하고 순조롭다 생각했다
약간은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삶이 평탄하게 흘러가는가? 싶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가장 믿고 의지해왔던 사람에게
며칠에 걸쳐서 아주 큰 배신을 당했다

그쪽도 당황했겠지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했는데
갑자기 들통났으니.

며칠에 걸쳐서 이것저것 정리하며
아주 밑바닥까지 끝장을 다 봐버렸다.

몇년간 아주 공들였던 관계였는데..
주변에서도
이렇게 끝난다고?
걔가 아무 얘기도 안해? 라고 할정도로
어이없고 짧은 이별이었다

끝이 좋은 이별은 없다지만
이토록 허무한 관계가 있을까






밤만 되면 두통이 너무 심해
렉사프로를 7.5에서 10으로 늘렸다

머리가 멈춰버린 기분이 든다
작은것 하나에도 집중할수 없다

업무성취는 커녕 나는 빨래 개는 법조차 잊었다
수년간 동일한 방법으로 개어 왔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나서 그냥 서랍에 욱여넣었다
옷입다가도 갑자기 이렇게 입는게 맞나?싶다
멍청해진거같다

이제는 낮에도 두통이 심하다
물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목이 안마르다
목마름이나 배고픔을 못느끼는 몸이 되었나?






밤에도 도무지 잘 수 없다
어제는 새벽내내 심리상담센터를 찾았다
아침에 전화를 해봤더니
50분에 7만원~10만원 선이라고 했다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시청이나 구청에서 저렴한 가격 혹은
무료로 지원해주는 곳이 있다고
얼핏 들은것 같았다

찾아봤더니 한달에 두어번,
그것도 추첨으로 진행되는게 대부분이었다
신청기간도 몇 주 후였다

하루하루가 고통인데..
몇주뒤엔 내가 살아있을지 아닐지도 잘 모른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시선 때문에
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
지금 나는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거같다..
일상의 모든 작은 것들이 자꾸 헷갈린다

상당한 기간동안 업무보다는
그 사람에 집중해왔어서...
나의 업무적 기여도는 거의 0에 가까운거 같다

월급받기 민망할 정도라
하루빨리 퇴사하고싶다





이직면접을 수십번은 본 것 같다
영어인터뷰와 ai역량검사
사전과제물에 pt면접
인성검사 적성검사
1차면접 2차면접 3차면접까지
곧 있으면 연차도 소진될 예정이다
너무 버겁다...

그런데 이 회사에 계속 다니는것도 너무 괴로워서
진행할수밖에 없다






지난번에 휴직하면서
가지고 있던 현금이 거의 바닥났다

지금 퇴사한다면..
적금을 깨고 주식계좌에서 돈을 빼야한다
금액이 적은건 아니지만
길어봤자 일년밖에 쉴 수 없는 돈이다
그 이후로는 집 보증금을 빼야한다

내가 휴직했던것, 그리고 정신과약 먹는것
전부 가족은 모른다
앞으로도 알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드라마 <아저씨>를 보면서 생각한건데
내가 대략 첫째형과 비슷한거 같다
좋은대학 보내놨더니 50대도 안되서 백수라고....

나는 명문대를 나왔고 유학도 했고
심지어 수석입학도 한 적 있는 인재다
학점높고 스펙좋고 경력 화려하다

우리집에서 다들 믿고있는
"잘나가고 든든한 우리딸"이다

하지만 사실 날 원하는 사람은 없다
날 원하는 회사도 없는거 같다
나도 내인생을 원하지 않는다
회사도 가고싶지 않다
에효..





두통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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