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 review

여섯번째 신경정신과 방문 : 갑작스러운 불안

by 몬탁에서만나 2020. 11. 13.







11월 11일 수요일에
여섯번째로 방문했다





팀장의 태도 변화로 평온한 일주일을 보냈다. 모든걸 잘 해냈고 칭찬도 받고 회사에서의 입지도 한 층 굳혔다. 좋았다. 잘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자 팀장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에게 맡겼던 중요한 것들을 다시 자기가 하겠다면서 전부 가져갔다. 그리고는 역시나처럼 제대로 공유해주지 않았다.

타팀 팀원이 계속 놀랐다. 이런게 왜 ㅇㅇ님한테 공유가 안되는거죠.. 하면서. 나도 놀랐고 어처구니 없었고 황당했다. 계속 묻고 관심갖고 열심히 해도 여전히 나에게는 제대로 공유를 안한다. 바빠서일수도 있지만..







월요일 화요일을 그런 상태로 보내고 나니 다시 예전같아질거라는 생각에 불안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더불어서 병가 휴직하면 연차도 먼저 소진해야 하고, 월급도 못받고, 게대가 산재처리도 안되서 보상급여(??)도 받을수 없다는 우울한 생각이 계속 들었다.


차라리 출퇴근길에 어디서 뒹굴어서 몸을 다쳐버리는게 더 빠르고 간편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킥보드타고 한번 구를까 싶은 생각도 났다. 다른 사람이랑 얽히면 보험문제에 복잡하니 그냥 혼자서만 뒹굴어야지 생각도 하고.... 팔을 다칠까 다리를 다칠까 고민하는 나를 보니 이거 안되겠다 싶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내가 병가휴직을 하게 된다면 어떤 진단명으로 얼마나 쉬는 기간을 가질 수 있게 될지 모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지난번 방문때 물었으면 좋으련만 ㅜㅜ 잊고 있었다.

그래서 화요일 오후에 병원에 연락해서 당일저녁에 예약 가능하냐 물었는데, 시간이 안되서 다음날인 수요일 저녁에 방문하기로 했다.






의사선생님은 "급성 스트레스로 인해 한달간의 안정가료가 필요하며, 그 이후 상황을 봐서 연장할 수 있다"는 식으로 진단서를 써주겠다고 했다. 내가 진단서가 안나올까봐 너무너무 많이 불안해했고 혼자서 울며 불며 너무 힘들어했기 때문에, 나한테 진단서는 원할때 써줄테니 제발 진정해라, 걱정말라고 여러번 다독여주었다. 3주간 6번이나 방문했고, 그중 갑작스러운 불안증세로 울면서 당일예약 후 방문한게 두세번이니.....





그래도 내 진단명과 안정가료 기간을 알고 나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선생님은 지금 당장 진단서를 써주겠다는 식으로 계속 말하셨다. 나는... 그래도 다음주엔 팀에 새로운 사람이 오면서 상황이 조금은 바뀔 여지가 있을 것 같아, 선생님께 조금 더 버티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나를 지지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대신 너무 버티려고만 하지는 말고 쉬는 기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말했다. 너무 버티기만 하다가 지나치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영향이 너무 깊게 막혀서 PTSD처럼 몇년을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차라리 쉴 수 있을 때 쉬라고 하셨다.

너무 마음에 와닿았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조금 더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온해지려고 노력해야지.





그리고 상담은 10분정도에 약처방은 없었는데 상담비로 만오천원 정도가 나왔다. 다음번 방문은 5일 후인 월요일이다. 그전까지는 너무 급격한 마음의 변화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