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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view

아홉번째 방문. 드디어 휴직 신청

by 몬탁에서만나 2020. 12. 5.









12월 4일 금요일
예정된대로 방문했고, 진단서 내용도 원하는대로 나왔다




한동안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회사에 안가도 되고 회사 사람들을 안봐도 된다고 하니 한줄기 빛같은 느낌이었다. 아마 팀장도 같은 기분이지 않았을까 ㅎㅎ 그래서 이번에는 갑작스레 울면서 방문하지 않고 예정된 시간에 맞추어 방문했다.





병가휴직을 준비하면서 팀장과 임원에게 몸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렸고 휴직을 하고싶다고 했다. 다행히 다들 오케이 하셔서 한달 간 휴직에 들어가기로 했다.




병원에서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 이라는 진단을 내주었다. 어떤 상황만 되면 (약이 없는 상태에서) 나는 너무 불안하고 눈물만 나고 심장이 뛰고 어지럽고 화가나고 주체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병원에서는 그게 회사 내에서 특정한 환경일때 생기는 것 같다며, 부서 이동을 강력하게 권했고 그게 힘들다면 퇴사할 것을 권유했다. 그래서 우선은 잠깐의 휴식 기간을 가지고 그 뒤에 퇴사하기로 마음먹었다.




병원 방문때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의사 선생님이 성의껏 진심어린 조언들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되었다. 그 조언들을 토대로 회사 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자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보였다.




여러가지 사건들로 인해 확실히 팀장은 '서열정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는게 보였고, 특히 자기 밑에 있는 팀원의 실력을 고의로 그리고 눈에 띄게 비하하는 특징을 보였다. 그간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에 속해있는, 그리고 속했었던 최소 3명의 사람이 같은 일들을 당했다.




나는 다른사람에 비해 유순하고 말 잘듣는 편이다. 그래서 팀장의 가스라이팅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나 자신을 자주 탓했고, 자기 비하를 심하게 하곤 했다. 그런 채찍질과 비하가 일년간 이어지다 보니 이 지경까지 오게 된것 같다. 의사선생님도 제발 그만 버티라고, 같이 지낼 가치가 없는 사람이며 그 사람이 변하는 일은 없을것이니 하루라도 빨리 피하라고 했다. 솔직히 맞는 말 같았다.




진단서를 받아 한달간의 휴직계를 작성하고, 사규에 맞게 모둔 전자기기를 포맷 후 반납했다. 혹시 몰라 내 개인 짐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챙겨왔다. 텀블러, 슬리퍼, 생리대, 칫솔치약 등....





후련하고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사실 그런지만은 않다.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쯤은 겪는 일인데 나만 이렇게 힘들고 과민반응하나 싶은 생각도 사실은 조금 든다. 그래도 우선은 나를 돌보고자 한다. 한없이 여리고 예민하고 섬세한 나 ㅠ ㅠ 그만 힘들고싶다...




그리고 약은. 요새 수면제가 잘 듣지 않아 용량을 높였다. 졸피신정, 졸민정의 용량을 살짝 높였고 나머지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쉬면서 약의 용량을 줄여가는게 목표다.





힘들지말자
편해지자
날 보살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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