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 review

부서이동실패. 회사에서 잘릴 위기

by 몬탁에서만나 2021. 3. 20.

 





나를 제외한 우리팀 전원이
타팀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은게 바로 어제이다.
인사팀에서 그 소식을 전해주면서
다른 부서 팀장과의 면접을 바로 잡아줘서
당일에 면접까지 봐버렸다.

그 부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전혀 모른채 그냥 일단 내 이력서 덜렁 들고 가서
면대면으로 이야기했다.

면접은 당연히 망했다.





그 부서로 가고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는 들었다.
애초에 내가 그 티오를 한번 거절하기도 했었고
면접보면서도 팀장이 나보고 오버스펙같다고 했다.
그 부서 티오는 단순업무 위주라
한달이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머 어쨌든
그 부서에 합격하지는 못했다.
다른 사람이 그 팀으로 간다고 들었다.





부서 전배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오늘 오후에 들으면서
인사팀에서 다른 제안을 해줬다.
특정 팀 안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실장님 밑의 직속 직원으로 들어가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A실 밑에 a팀 b팀 c팀이 있는 시스템인데
팀에 속하지 않고
바로 A실의 실장님 밑에서 직속 근무하라는 얘기다

우리회사에서 이런 시스템이 낯선건 아니다
보통 팀장급 사람이
팀장의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는 기간을 거칠때
이런 식으로 실장 밑에 직속으로 둔다

나같은 주니어가
직속으로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내가 계약직이었으면 진작에 잘리고도 남았을거다
아니 계약직이 더 좋았을라나?
그럼 잘리고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있을텐데.





A실의 실장님은
내가 휴직하고 있을때 오신 분이라
이름도 얼굴도 업무스타일도 전혀 모른다
오신지 약 두달,
회사의 시스템을 싹 다 갈아 엎어버리겠다는 의지가
아주 충만하신 그런 분이라고만 느꼈다.

나랑 잘 맞을 것 같지는 않았다.
계속 나의 능력과 역량을 요구한다는 식으로 말해서
좀 많이 부담스러웠다

나는 일년내내 버티기도 바빴는데 ..
일년내내 열심히하다가 번아웃와서
정신병걸리고 스트레스로 쉬게된건데
또 또 나한테 열심히 하라고 하니까
상황이 정말 부담스러웠다

음..
근데 그 실장 직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나는 지금 팀에 혼자 남게 된다
그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그나마 차악을 선택하는 거다





오늘은 괜히 전문자격증 학원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퇴사하고 자격증이나 준비해볼까
자격증 취득 이후에 재취업 가능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

생각보다 자격증 준비는 힘들것 같았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각 7시간씩 강의를 들어야 하고
최소한의 비용도 천만원이 넘어갔다
그 상태로 2년을 공부해야 한다고 하니
좀 맥이 빠졌다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병원 의사선생님은
다른것보다도 나와 팀장이 떨어지게 되었으니
너무나 잘된 일이라며 축하해주었다
아예 직속 임원이 달라지게 되었으니
이제는 얼굴조차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다

그것과 별개로
내가 어느 부서 어느 자리에 가던
나를 증명해야하고..
어필해야하고
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남한테 보여줘야한다는게
너무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 자체가 너무 지겹다
왜냐면 이 회사에 있는 일 년 내내
똑같은 요구를 받아왔기에 ㅠ
너무 벅차고
계속 내가 멍청이라는것만 확인하는 거 같다

약은 지금까지 먹던 양을 한달넘게 유지하고 있다.
상황만 놓고 보면 많이 절망적인데
나는 그냥 해탈했다..
나 따위가? 스트레스 받아봐야 나아지는게 없다
그냥 하루살이처럼
그날그날 살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은 쉬운일 하면서도 잘만 다니던데
수다도 떨고 음료도 마시면서 웃으면서
잘만 다니던뎀..
나는 열심히 일하는데도 왜 이렇게 안풀릴까

나는 이제 회사에서 뭘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
원래는 공부나 업무나 뭘 해내는게 너무 좋았는데
이제는 그냥 아무것도 못하겠다
조용히 화분처럼 앉아서 내 청춘과 시간을 줄테니
돈으로 환산해줬으면 싶다




으 의욕없어....
그리고 중요한건
A실장 밑으로 갈지 말지
그것도 아직 확정이 아니라는거다

인사발령까지는 딱 일주일 남았는데
나는 어디로 어떻게 가게될지
아직도 확정이 안됐다


이번 기회에 그냥 나간다고 할까?
수십번 고민하게 된다




제일 배신감이 드는건
팀장이 나랑 말을 한마디도 안한다는 거다
인사팀 사람이랑 면담하는걸 분명 봤으면서도
어떻게됐냐 절대 묻지 않고
나를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한다

나는 회사에서 모니터보다 쓸모없는 존재다







괜히 복직한 것 같다
어차피 내 자리는 없었는데


복직 전에 인사팀 사람이 여러번 전화해서
복직 의사를 물을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