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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view

한번 온 공황은 계속 온다

by 몬탁에서만나 2021. 4. 26.


하루 한 번씩은 공황을 마주한다
공포영화에서 귀신나오기 직전의 그 무서움이
몇시간이고 계속 된다
티는 안내려 하지만 작은 미소조차 짓기가 힘들다
공황일때의 나는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곧바로 기절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다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서 온 집안을 헤짚었다
오늘은 그동안 미뤄둔 집안일을 4시간동안 하고
분갈이와 보석십자수도 끝냈다
그래도 같이 있는 사람들이 전혀 모르는거 보니
겉으로는 정말 말짱해보이나보다




최근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대학친구를 만났다
나도 꿀리지 않으리라 바락바락 꾸미고
예쁘게 나갔지만
너무 행복하고 평온해보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내가 좀 초라했던것 같다
3~4년동안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인데도
부서이동과 정신과에 대한 내용은
털끝만큼도 꺼낼수 없었다
부러운 마음도 들었고 절망적인 기분도 느꼈다
대학동기는 나랑 출신대학만 같을 뿐
나머지는 나와 아예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주에는 이직을 위한 영어면접도 보았다
당장 회사를 떠서 이직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지만
막상 가고싶은 회사는 없다
어딘가에 소속되어서 사람과 교류하는것에
지칠대로 지쳤다
그래도 면접은 잘 끝냈다
면접준비를 미루고 미루다가 면접 직전에서야
자기소개와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을 짜고 면접봤다
이게 최종면접이었으니
만약 합격하고 연봉협상까지 잘 마무리된다면
현 상황에서 벗어날수는 있을거다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아직 감은 없다
그저 하루빨리 퇴직원을 쓰고 ㅋㅋ
입사 직전까지 쉬면서 놀고싶을 뿐이다




주말엔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하루종일 놀았다
북실북실한 털에 얼굴을 비비고
꼬순내가 나는 우리집 강아지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원데이클래스로 그림도 그렸다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을 완성해서 뿌듯했다





목요일에는 병원을 갔어야만 했다
그런데 면접보고 너무 졸립고 피곤해서 예약을 취소했다
며칠을 버틸만한 약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 약도 바닥나는 날이다
그간 스페어로 받아놓은 약들을 다 뒤져서
현재 먹는 양 만큼만 쏙쏙 골라먹어야한다
내일은 꼭 병원을 방문해야지

약 용량을 늘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고강도의 약을 먹을때의 내 표정
풀려있던 눈
두발 딛고 똑바로 서있기도 힘들었던 나
그런걸 생각하면 증약하기는 너무너무 싫다 ㅠㅠ

공황이 계속 오긴 하는데
괜찮으니까 그냥 이대로 약 유지할수만 있게 해주세요
평생 이만큼만 먹고싶어요




내 의지나 몸 상태와는 관계없이
Life goes on 이다




대략 여섯번째 보는 면접인거 같은데
이번에는 최종합하고 처우협상까지 잘 끝내서
얼른 그만두고 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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